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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에트랑제 | 키이 칸나







해변의 에트랑제

키이 칸나



■ r e v i e w


 가끔 잘못된 애정으로 '나만 좋아할거야'라는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키이 칸나 작품이다. 원래 팬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더욱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는게 맞다고 보는데 가끔 이렇게 나만 알고 싶어하는 어긋난 애정이 생긴다.


처음 봤을 때 반짝거림이 잊혀지지 않았다. 반짝이 가루라도 뿌렸나 싶을정도로 눈앞에서 반짝반짝 거렸었다. 책이 완성되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일러스트들을 보면서 반짝거림은 두근거림으로 변하였다.


꽉 들어찼지만 넘치지 않는 아기자기함, 한컷 한컷 놓치지 않고 그려낸 섬세함, 여백이 없지만 딱 맞들어진 듯한 배경들. 해변에 햇빛이 비쳐 반짝이는 듯한 느낌이 가득한 책이다.


집을 나와 섬에 사는 이모 집에서 지내던 소설가 지망생 쥰은 혼자 해변을 바라보고 있는 미오를 발견하게 된다. 점점 두사람의 관계가 좁혀지는데, 미오는 섬을 떠나게 된다. 전화하라는 쥰의 마지막 말을 뒤로 3년이 흘러 미오는 섬으로 돌아온다. 그저 한없이 기다리던 쥰. 어른이 되어 돌아온 미오. 미오는 쥰에게 고백을 하지만 뜻밖에 쥰은 바로 대답을 주지 않는다.


'3년을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그러나 쥰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사과가 아니라 결코 쉽지만은 않은 두 사람의 사랑이다. 한편으로는 미오가 다른 사람들처럼 살아가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좋아한다.


'여자도 좋아했어. 근데 쥰이 나를 좋아해줬기 때문에 나도 좋아하게 된거야.'


자신의 사랑으로 인해 가족과 연을 끊고 사람들에게서 멀어졌던 쥰에게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미오 같은 존재가 필요했던 것이다. 쥰은 용기를 내서 진짜 자신의 사랑을 하게 된다. 지망생에서 소설가가 된 쥰은 가족을 만나기 위해 섬을 떠나기로 한다. 반면 미오는 이전과는 다르게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게 되어간다. 예전 자신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미오를 보며 쥰은 미오를 데리고 함께 섬을 떠난다.


함께 살고 있던 에리 커플의 존재는 쥰에게 있어서 좋은 환경이다. 좀 시끄럽지만 자신들의 사랑에 당당하고 언제나 밝은 에리. 나는 주인공 보다 에리가 더 마음에 들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연애를 하고 행복해 했기 때문이다. 주인공 커플과 대조되면서 감정적인면으로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던 존재들이다.


얇은 팔다리, 동그란 얼굴의 그림체지만 감정은 그대로 전해져온다. 빼곡하게 그려진 그림 속에서 주인공 뿐만 아니라 배경도 소품도 전부 즐길 수 있는 보석함 같은 책이다. 열면 얼마나 반짝거릴지 기대가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