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에 스트로브
하야카와 노지코
■ r e v i e w
.....나만 좋아할건데.... 나만 보고 나만 좋아하고 싶은데!!!!!!!!!!라고 소리칠 정도로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 작가 하야카와 노지코. 그림체부터 스토리와 캐릭터들까지 간질간질 하면서도 눈을 뗄수 없고 은은하게 그러나 반짝반짝 여운이 남는다.
어둠 속에 스트로브
아버지를 따라 사진가의 길을 걷고 있는 사카키 아라타. 아버지가 미인 모델들을 많이 찍기 때문에 자신은 남자 사진만을 찍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학교 여학생들한테 판다. 그리고 그 중 인기가 많은 사진의 모델이 미야모토 쇼타로. 아라타의 소꿉친구다.
아라타가 남자 사진을 찍는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쇼타로를 찍기 위해서 그리고 나머지 이유가 참 인상적이었다. 여자는 자신이 어떻게 하면 사랑스러운지를 알고 있다. 그러나 남자들은 렌즈 너머에 그 모습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그래서 아라타는 남자를 찍는 것에 더 흥미를 가졌던 것이다.
인상적인 대사들이 꽤 있었다. 짧은 대사임에도 정말 심장이 쿵 하기도 했다. 특히 순수하게 사람을 사랑하는 쇼타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쇼타로만 찍는 전용 카메라를 구분하게 되었지만 말하지 않았던 것은 자신만을 봐주는 증거기 때문이라든가 시도때도 없이 남녀구분없이 어린아이 같이 질투하는 것이라든가 아라타가 자신이 고백 받는 장면을 항상 엿들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모른척하고 있던 것이라든가. 자신에게 향하는 아라타를 마음 속에 소중히 하는 모습들이 반짝반짝 거리고 사랑스러웠다.
필름은 빛을 보면 망가져버린다. 그래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혼자 있어야 한다. 어릴적 남자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았던 아라타는 자신을 필름 같이 생각해왔다. 그래서 쇼타로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어둠속에 숨겨왔다. 쇼타로는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다. 자신이 상처 받는게 두려운것이 아니라 쇼타로가 자신과 같은 취급을 받을까봐 무서웠던 아라타였다. 그러나 그 빛은 어둠을 비집고 들어와 필름을 망가트린다. 그리고 따뜻하기도 하고 차갑기도 한, 사람의 온도를 전해주었다.
너무 좋아해서 답답하고 울컥하고 작은 일에도 크게 반응하는 두사람의 반짝반짝거리는 사랑이 너무 사랑스럽다.
매미 허물에 빛
아라타의 친구인 하세 코이치, 쇼타로와 농구부 친구인 사와야마 토오루. 두 사람에게도 약간의 기운이 느껴진다. 농구부 소년들이 원래 이렇게 순수한가요.... 꿈 같은 캐릭터들이다. 능글맞은 하세에게 이러저리 휘둘리는 사와. 사와가 하세에게 갖는 감정은 단순히 놀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만 보여오는 반응에 대한 묘한 기대감인 것 같다. 하세를 싫다고 하면서도 몰래 알려준 도서관 쇼파에 다시 돌아오는 사와의 고양이 같은 반응이 하세는 싫지 않다. 아니 오히려 더욱더 기대하게 만든다. 두 사람의 짧은 감정 교환 같은 단편인데, 더 진하게 남는 이유는 뭘까.
시간이 지나 다시 펴봐도, 또 시간이 지나 다시 펴봐도, 그때마다 전해져오는 반짝거림은 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