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색은
신밧드x쟈파르, 신쟈
나는 어린 애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시끄럽고 울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 아이는 시끄럽고 울면서 자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린 아이는 어린 아이로 살아가면 된다. 그래서 나는 어린아이가 너무 어른스러운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 r e v i e w
오랜만에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을 찾았다. 신의 어린시절이 나오고 조금 자란 신과 함께하는 쟈파르의 어린시절이 나온다. 신은 개구쟁이에다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살아가는 아이였다. 사랑 받았기에 사랑을 줄 수 있는 아이였다. 반면에 신이 만난 어린 쟈파르는 감정도 없이 메마른 아이였다. 작은 토끼를 보면서 반사적으로 귀여워 하는 신, 토끼를 보면서 어떤 감정인지 모르던 쟈파르. 신에게서 '귀엽다'라는 감정을 배우고 기뻐하는 쟈파르를 보면 예쁘기도 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아무래도 쟈파르는 원래 어두운 캐릭터이기 때문에, 항상 쟈파르의 과거에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다고해서 신이 쟈파르의 과거가 불쌍해서 신경쓰는 것은 아니다. 신은 쟈파르가 어두운 생각은 하지 않고, 밝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아마 신은 그저 좋아하게 되어서 좋아하는게 아닐까.
어린 쟈파르가 신에게 '미안해요'라고 계속해서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읽다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오히려 미안해진다. 어린 쟈파르에게 이런 경험을 시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신도, 독자도, 작가도 마찬가지다. 이 커플을 좋아하는 팬들은 쟈파르가 행복했으면 한다. 신드바드의 곁에서 사랑받기를 바란다.
그러나 아쉽게도 신쟈 커플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현실 제약을 버려야 한다. 신드바드는 한 나라의 왕이고 백성들의 일이라고 하면 자신 보다 더 소중히 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쟈파르 한 사람의 행복만을 위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걸 알기 때문에 쟈파르 역시 표현하지 못 한다. 사실 무겁지 않게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백성들도 돌보면서 서로 사랑하는데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혹시나 자기 마음이 소홀해질까봐, 너무 빠져버릴까봐 두려운 것이다. 그저 안타까울뿐이다.
호탕하고 화려하지만 배려심 깊고, 멍청해 보이는 왕. 일 하나는 완벽히 하지만 감정에는 서툰 아이. 좀 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서로를 위해서 살아갔으면 하는 두 사람이다.